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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20d가 M 스포츠 패키지로 매력을 더했다. ED도 좋지만 M 스포츠 패키지는 3시리즈 특유의 매력이 더욱 배가 된 느낌이다. M 스포츠 패키지는 가속과 감속은 물론 회전 성능까지 모두 우수하다. 오랜만에 BMW에 걸맞는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최고 속도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빠르다. 운전대에서 발생하는 잡소리 및 진동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BMW의 핵심은 3시리즈이다. BMW 특유의 동적인 운동 성능이 가장 잘 표현된 모델이다. 90년대 이후 수많은 회사들이 3시리즈를 벤치마킹했고, 많은 경쟁자도 생겨났지만 3시리즈는 여전히 세그먼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만큼 상품성도 높지만 3시리즈가 갖고 있는 브랜드 밸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3시리즈는 BMW 글로벌 판매의 약 30%를 차지한다. 2003년만 해도 60%에 육박할 만큼 핵심적인 차종이었다. 지금은 10여 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라인업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비중이 줄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5시리즈 다음으로 많이 팔린다. 3시리즈 중에서는 2리터 디젤 엔진의 320d가 주력이다. 시승차는 안팎 디자인을 스포티하게 다듬고 서스펜션을 보강한 M 스포츠 패키지이다. 

같은 320d라고 해도 ED와 M 스포츠 패키지의 디자인은 많이 다르다. 별도로 추가된 보디 킷이 주는 존재감이 있다. M 스포츠 보디 킷에는 앞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등이 포함된다. M 스포츠는 ED와 같이 놓고 보면 더욱 차별화가 된다. ED는 상대적으로 심심하다. M 스포츠 패키지의 펜더에는 M 배지도 붙는다. 

M 스포츠 패키지는 알로이 휠과 타이어도 다르다. 사이즈가 큰 18인치 휠에 성능 좋은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S001 타이어가 매칭돼 있다. 타이어 사이즈는 앞이 225/45R, 뒤가 255/40R이다. 출력을 감안하면 약간의 오버사이즈 같다. 

M 스포츠 패키지에는 시트와 스티어링 휠도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버킷 시트는 ED 대비 몸을 잡아주는 기능성이 좋다. 거기다 옆구리를 지지하는 측면 서포트의 조절도 할 수 있다. 수동식이긴 하지만 시트 하단의 레버를 당기면 쿠션의 앞부분도 늘어난다. 장거리 운전 시 허벅지를 받쳐주기 때문에 편하다. 시트의 냉방 기능이 없는 건 아쉽다. 거기다 M 스포츠 패키지의 가죽 시트는 유달리 덥게 느껴진다. 

운전대는 애프터마켓 제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손에 잡이는 그립 및 패들 시프트의 작동감도 훌륭하다. 스포크 하단에는 자그맣게 M 배지도 붙는다. 모양이나 기능성도 훌륭하지만 스포크 하단에서 발생하는 잡소리는 흠이다. 손으로 가볍게 터치해도 플라스틱 소리가 크게 발생한다. 차마다 조립 품질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드 타입의 모니터는 수입차 중에서는 가장 화질이 좋아 보인다. 거기다 짧은 시간에 모두 파악이 힘들 정도로 메뉴의 수도 많다. 스포츠 디스플레이는 정보와 함께 시각적인 즐거움도 선사한다. 스포츠 디스플레이를 선택하면 엔진과 출력과 토크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3시리즈의 내비게이션은 목적지 입력이 대단히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부분 변경 되면서 아이드라이브 다이얼에는 손글씨 기능이 추가됐다. 의외로 한글 인식률이 좋다. BMW의 전자식 기어 레버는 디자인도 예쁘지만 사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드라이브 모드 버튼도 기어 레버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계기판은 전형적인 BMW 디자인이고, 요즘 트렌드와 달리 디지털 속도계가 없다. 계기판 액정에 표시되는 정보도 많지 않다. 대신 HUD가 있다. HUD에는 속도는 물론 내비게이션 같은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HUD는 시인성도 좋다. 3 시리즈의 HUD는 콘티넨탈이 공급했다. 

현행 모델인 F30은 E90보다 차체 사이즈가 크다. 전장은 100mm 이상, 휠베이스는 50mm가 커졌다. 늘어난 휠베이스는 2열의 레그룸과 트렁크 공간에 할애됐다. 2열 무릎 공간이 넉넉한 건 아니지만 기존에 비해서는 한결 여유로워졌다. 트렁크 용량은 480리터로 기존 대비 20리터가 늘어났다. 

M 스포츠 패키지는 엔진의 출력도 ED와 차별화 했다. 같은 2리터 디젤이지만 ED는 163마력, M 스포츠 패키지는 190마력이다. 최대 토크는 40.8kg.m으로 1,750~2,500 rpm 사이에서 나온다. 변속기는 ZF의 8단 자동이 기본이다. 참고로 X1과 액티브 투어러의 변속기는 아이신, 세단은 ZF를 사용한다. 

F30 320d는 진동이 대폭 줄어든 게 눈에 띄는 부분이다. E90 320d ED는 진동이 엄청났다. 반면 F30의 진동 억제 능력은 꽤나 좋다. 운전대와 시트로 진동이 가늘게 전달되는 정도다. 물론 가장 좋은 수준은 아니고 승용 디젤의 평균 정도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고급차에 거는 기대치에는 못 미칠 수 있다. 대신 주행 중에는 진동이 없고, 의외로 정숙성이 좋다. 

190마력 2리터 디젤은 성능이 검증된 유닛이다. 저회전의 토크 및 반응도 좋지만 고회전의 질감까지 모두 만족하는 엔진이다. 회전수도 다른 디젤보다 높게 쓸 수 있다. 한 마디로 돌리는 재미가 있는 디젤이다. 급가속 기준으로 자동 변속되는 시점이 거의 5,000 rpm에 이른다. 이 정도로 회전수를 높게 쓰는 디젤이 많지는 않다. 

변속기는 8개나 되는 기어를 적극적으로 살리는 세팅이다. 5단까지는 촘촘하게 배치돼 있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65, 95, 120, 155km이고 6단으로 200km/h를 찍는다. 6단까지의 가속력은 시원하게 이뤄지고 7단에서도 어느 정도의 가속력이 살아 있다. 제원상 최고 속도인 230km/h는 7단 4,500 rpm에서 나온다. 다른 차에 비하면 최고 속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짧다. 

ZF의 8단 자동변속기는 BMW에 탑재됐을 때 유독 성능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엔진 성능 또는 매칭하는 기술이 좋아서일 수 있다. 320d에 쓰인 8단은 간헐적으로 튀긴 하지만 전체적인 성능은 우수하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약간의 변속 충격이 있지만 스포티한 기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요즘 BMW는 하체가 부드럽게 세팅된다. 시승차는 M 스포츠라서 서스펜션이 좀 더 단단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부드럽다. 부드럽다고 주행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승차감도 좋지만 회전 성능도 좋다. 오랜만에 BMW를 타면서 운전의 재미를 느꼈다. 320d M 스포츠는 코너에 들어가면 실력이 나타난다. 가속을 하면서 코너를 강하게 돌아나갈 수 있다. 속도가 높아지면 순간적으로 약간의 오버스티어 현상도 보이지만 충분히 제어가 가능한 수준이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고속 영역에서의 안정감은 조금 떨어진다. 차체의 거동은 좋지만 운전대 중심 부분의 유격이 있다. 

320d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연비가 있다. 빼어난 동력 성능을 자랑하지만 연비까지 좋다. 90km/h로 정속 주행하면 순간 연비가 리터당 25km 내외, 110km/h에서는 리터당 22~23km가 찍힌다. 가속력을 생각할 때 정속 주행 연비가 빼어나고, 체감 연비도 좋다. 320d의 파워트레인은 성능과 연비를 모두 잡았다.

BMW 320d M 스포츠는 승용 디젤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전체적인 패키징이 몇 가지의 단점을 상쇄한다. 주요 단점으로는 스톱 스타트 로 재시동 시 발생하는 진동과 운전대의 잡소리, 통풍 시트의 부재 등이 있다. 하지만 장점이 많아서 앞서 언급한 단점들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