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와 GM이 자동변속기의 10단 시대를 열었다. 새로 선보인 10단 자동변속기는 두 회사가 공동 개발했고, 각자의 세팅에 맞게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포드와 GM은 새 10단 변속기를 통해 연비와 가속 성능을 모두 높였다고 밝혔다. 포드는 2017 F-150, GM은 2017 카마로 ZL1에 10단 자동변속기를 가장 먼저 탑재했다.
자동변속기의 다단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ZF의 6단으로 시작된 변속기의 다단화 트렌드는 벤츠의 7단, 렉서스의 8단, 그리고 ZF의 9단까지 발전한 상태고, 최근에는 포드와 GM이 10단을 선보였다. 이론적으로 기어가 늘어나면 가속과 연비에서 이점이 있다. 기어비의 간격을 좁히는 한편 상위 기어는 항속용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속기의 개발은 엔진 또는 그 이상으로 비용이 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메이커는 부품 회사에서 공급받고, 일부는 공동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포드와 GM은 이미 변속기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적이 있다. 현재 사용 중인 6단 자동변속기를 공동 개발해서 사용 중이다. 따라서 이번 10단은 기존 파트너십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10단 변속기는 2013년부터 10R80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10단은 뒷바퀴굴림 자동차와 트럭을 위한 것이며, 앞바퀴굴림용 9단은 따로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인 내용은 적용 차종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F-150의 10단은 전체 기어비를 넓게 벌이는 한편 기어 간격을 줄이면서 견인력과 가속을 모두 향상시켰다. 상위 3개 기어는 항속용이다. 그리고 포드 변속기로는 처음으로 주철 부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알루미늄과 합금 알로이로 소재를 대체해 무게도 줄였다. 이와 함께 실시간 어댑티브 알고리듬 모니터 시스템과 시프트 바이 와이어를 적용해 효율을 극대화 했다.
F-150은 10단 변속기가 적용되면서 파워트레인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다. 포드는 10단 변속기의 생산을 위해 리보니아 트랜스미션 공장에 14억 달러, 에코부스트 엔진을 위해서는 클리블랜드 엔진 공장에 1억 4,500만 달러를 투자한바 있다.
GM은 새 10단 변속기를 2017 카마로 ZL1에 가장 먼저 적용됐다. GM에 따르면 새 하이드라매틱 10단의 변속 시간은 포르쉐 PDK를 포함한 듀얼 클러치보다 빠르다. 2→3단, 3→4단 변속 시간은 PDK보다 각각 27%, 26%, 1→2단은 36%가 빠르다. 자동변속기의 새로운 기준이 된다는 설명이다.
하이드라매틱 10단은 전체 기어비를 7.39로 크게 넓히는 한편 각 단의 기어비는 좁혔다. 이를 통해 가속 성능과 연비를 모두 넓혔다는 설명이다. 특히 발진 가속과 관련된 1단 기어비는 4.70으로 크게 설정했다. GM은 1단과 톱 기어 사이의 간격을 대폭 좁히면서 거의 모든 회전대에 걸쳐 최적의 기어비 설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새 10단 변속기는 ZL1의 6.2리터 LT4 엔진에 맞게 최적화 작업도 거쳤다. ZL1의 6.2리터 수퍼차저 엔진은 640마력의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새 10단 변속기는 사이즈도 컴팩트 하다. 기어의 수가 2개나 늘었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8단 자동과 거의 비슷한 사이즈이다. 기어셋의 수는 4개, 클러치는 6개가 포함돼 있고, 클러치의 수는 8단보다 1개가 많다. 이와 함께 내부적인 손실도 최소화 했다. GM은 저항을 줄이기 위해 점성이 매우 낮은 변속기 오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새 10단 자동변속기는 GM의 로물루스 공장에서 생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