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파리 모터쇼 전에 르노 스포츠 레이싱(Renault Sport Racing)을 찾았다. 르노 스포츠 레이싱은 르노 그룹의 모터스포츠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곳이다. F1을 비롯한 주요 레이싱카의 엔진이 이곳에서 개발된다.
르노 스포츠 레이싱은 파리 인근의 비리 샤티용(Viry-Châtillon)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원래 고르디니(Gordini)가 있던 자리이고, 1976년에 알피느와 통합된바 있다. 보통 르노 F1 센터로도 불리지만 올해 2월에 르노 스포츠 레이싱으로 다시 태어났다. 비리 샤티용 센터의 역량을 더욱 강화할 목적이다.
르노 스포츠 레이싱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6년에 르노가 알피느와 고르디니를 통합하면서 르노 스포츠를 출범시켰다. 르노 스포츠는 2002년 4월에 RST(Renault Sport Technologies)로 이름을 바꿨고, 올해 2월에 지금의 이름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2013년 기준으로 르노 스포츠 레이싱의 매출은 7,003만 유로, 550만 유로의 이익을 냈다. 2013년에는 고용 인력이 185명이지만 지금은 더 늘었다.
르노 스포츠 레이싱은 르노 그룹이 행하고 있는 모터스포츠 엔진 개발의 본거지이다. 정평난 F1 엔진뿐만 아니라 포뮬러 E에 필요한 전기 모터도 이곳에서 개발한다. 센터의 전체 규모는 1만 ㎡이고, 근무 인력은 250명 이상이다. 부서는 엔진 설계와 엔진 조립, 작동 테스트, 전자, 경주 운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까지 6개이다. 이번에는 르노 스포츠 F1 팀의 새 엔진인 R.E16 엔진도 볼 수 있었다.
르노 스포츠 레이싱에서는 F1 같은 경주차는 물론 RS 등의 일반도로용 고성능 모델의 엔진도 개발한다. 대표적인 모델이 메간 RS, 클리오 RS이다. 고성능 모델에 탑재되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및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구 개발에 필요한 예산과 투자를 두 배로 늘렸다. 그리고 인피니티와 닛산도 기술 파트너로 참여했다.
르노 스포츠 레이싱은 르노 그룹의 모터스포츠 활동을 총괄한다. 예를 들어 F1과 포뮬러 E, 포뮬러 르노 2.0, 커스터머 레이싱이 통합됐고, 영국의 엔스톤과는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감사회의 대표, 제롬 스톨이 부회장을 맡고 있다.
르노는 오랜 기간 F1에 엔진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새로 조직된 르노 스포츠 포뮬라 원 팀(Renault Sport Formula One Team)을 통해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르노 스포츠 포뮬러 1 팀의 섀시는 영국 엔스톤, R.E.16은 비리 샤티용에서 제작된다. 르노가 인력과 시설을 확충한 이유다.
비리 샤티용에는 최신의 엔진 동력장치와 동력전달장치 개발, 시뮬레이션 툴, 풍동(윈드 터널, Wind tunnel), 드라이버 시뮬레이터 그리고 자동차 모델링 같은 최신 시설이 마련돼 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열리는 르노 모터스포츠 활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뿐만 아니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파트너들도 비리 샤티용과 엔스톤의 시설을 공유한다. 파트너들은 르노가 오랜 기간 F1에서 얻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
르노의 역사에서 모터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고, 특히 F1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르노가 F1에 처음 진출한 때는 1977년이었다. 당시 르노-고르디니의 V6 1.5 터보는 F1에서 처음 선보인 터보 엔진이었다. 1985년 이후에는 엔진 서플라이어로 F1에 참여해 많은 우승을 거뒀다. 그리고 2000년에는 베네통 팀을 인수하면서 다시 F1에 뛰어들었고, 2005년과 2006년에는 챔피언십을 차지했다. 르노가 엔진(2.4L V8)을 공급한 레드불 F1 팀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드라이버와 매뉴팩처러 우승을 연달아 차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