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신형 파나메라가 공개됐다. 2세대로 진화된 파나메라는 구형 대비 더 화려하고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포르쉐에 따르면 4도어 세단으로는 가장 빠른 뉘르부르크링 랩타임도 기록했다.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되고, 터보의 가격은 2억 4,530만원으로 책정됐다.
파나메라는 포르쉐의 4도어 세단이다. 카이엔에 이어 포르쉐의 또 다른 장르 파괴 모델이었다. 포르쉐는 911로 대변되는 스포츠카 메이커지만 SUV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훨씬 크다. 그리고 전체 판매도 어느덧 연 10만대를 넘었다. 소량, 고가의 고성능 브랜드로서는 높은 판매이다. 2세대 파나메라는 포르쉐의 볼륨을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처럼 최종 조립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한다.
2세대의 디자인은 더욱 스포티하게 변모했다. 기존 모델을 신형과 비교해 보면 어딘지 두루 뭉실하게 느낄 정도다. 특히 사이드 실루엣은 더욱 날렵하게 변했고, 루프와 측면 라인은 좀 더 풍성한 곡선이 가미됐다. 측면 유리의 디자인은 911과 비슷하다. 그리고 리어 도어에는 작은 창이 하나 더 추가됐다.
차체 사이즈는 조금 늘어났다. 2세대 파나메라의 차체 사이즈는 5,049×1,937×1,423mm, 휠베이스는 2,950mm이다. 이는 구형 대비 각각 79×6×5mm, 30mm가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늘어난 전장은 리어 오버행을 늘리는데 할애됐다. 이는 트렁크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2세대 파나메라의 트렁크 용량은 495리터로 구형 대비 50리터가 늘어났다. 공기저항계수는 터보가 0.30이고, 나머지 모델은 0.29로 기존과 동일하다.
2세대는 플랫폼도 MSB(Modularer Standardantriebsbaukasten)로 갈아탔다. MSB는 폭스바겐 그룹의 FR 전용 플랫폼이고, 벤틀리와 아우디도 공유한다. 그리고 섀시의 상당수는 스틸이고, 충돌 에너지를 흡수하는 부분과 서브프레임, 서스펜션 타워 등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반면 보디 셀의 대부분은 알루미늄이다.
실내는 여전히 4인승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재를 업그레이드 하고 2열 승객의 거주성을 높였다. 모니터의 크기도 12.3인치로 대폭 커졌다. 그리고 모니터를 비롯한 주요 디스플레이의 화질도 크게 좋아졌다. 새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포르쉐 어드밴스드 콕핏으로 불린다.
적극적 안전 장비의 수도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게 나이트 비전 어시스턴트(Night Vision Assistant)이다. 나이트 비전 어시스턴트는 열 감지 카메라를 이용해 차량 전방의 사람 또는 동물을 감지하고, 이를 운전자에게 알린다. 그리고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포르쉐 이노드라이브(Porsche InnoDrive)도 추가됐다. 포르쉐 이노드라이브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을 포함하고 있고, 내비게이션 맵과도 연동한다. 이를 통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가속과 감속을 자동으로 실행시킨다.
엔진은 우선적으로 4S와 4S 디젤, 터보 3가지로 나오고, 세부 디자인은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범퍼와 리어 스포일러 등으로 외관 디자인이 차별화 된다. 터보의 경우 리어 스포일러의 크기를 키우면서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을 높여주는 다운포스를 더욱 늘렸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모델은 역시 터보이다. 터보에는 비엔나 모터 심포지움에서 최초 공개된 4리터 트윈 터보 V8 엔진이 탑재된다. 배기량은 0.8리터가 줄었지만 성능은 더 좋아졌다, 550마력의 최고 출력은 5,705~6,000 rpm, 78.5kg.m의 최대 토크는 1,960~4,500 rpm이라는 넓은 회전수에서 나온다. 파나메라 터보의 0→100km/h 가속 시간은 3.6초(스포츠 크로노 적용)에 불과하고 최고 속도는 306km/h까지 가능하다.
포르쉐는 한 쌍의 트윈 스크롤 터보를 V8 뱅크 안에 집어넣다. 이로 인해 엔진 전체의 사이즈를 줄이는 한편 터보로 인한 지체 현상도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부하가 적은 상황에서 기통의 작동을 중지시키는 실린더 디액티베이션 기능도 추가했다. 포르쉐에 따르면 기존의 V8보다 연비가 30% 좋아졌다. 그리고 이 엔진은 아우디와 벤틀리, 람보르기니까지 공유하고, 세팅은 각 브랜드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4S에는 440마력의 힘을 내는 2,894cc 트윈 터보 V6가 탑재된다. 뱅크각 90도에 추가로 밸런스 샤프트를 더했다. 최고 출력은 440마력, 56.0kg.m의 최대 토크는 1,750~5,500 rpm 사이에서 나온다. 이 엔진을 탑재한 파나메라 4S의 0→100km/h 가속 시간은 4.2초(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적용), 최고 속도는 289km/h에 달한다.
V8 디젤이 적용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파나메라 4S 디젤은 V6가 아닌 V8이다. 파나메라에 V8 디젤이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V8 디젤은 최신의 VTG 터빈과 e-부스터로 불리는 전동식 컴프레서로 성능을 최대한 높였다. 422마력의 최고 출력은 3,500~5,000 rpm, 86.7kg.m의 최대 토크는 1,000~3,250 rpm 사이에서 나온다. 최대 토크의 발생 시점이 낮은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최고 속도는 285km/h이다. 모든 2세대 파나메라는 ZF의 8단 PDK를 고를 수 있다.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옵션으로 제공되는 에어 서스펜션을 업그레이드 했다. 새 에어 서스펜션은 E 클래스와 비슷한 3개의 챔버가 적용됐고, 용량은 60%가 커졌다. 그리고 PSAM 액티브 댐핑과 PDCC, PTV 플러스 토크 벡터링 등으로 하체를 마무리 했다. 911 터보에 적용된 리어 휠 조향 시스템을 채용한 것도 운동 성능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포르쉐에 따르면 2세대 파나메라는 레이스 트랙을 달릴 수 있는 럭셔리 세단이다. 실제로 신형 파나메라는 그에 맞는 성능을 갖췄다. 가장 가혹한 트랙으로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북쪽 코스에서 7분 38초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이는 수퍼카들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기록이며, 4도어 세단 중에서는 가장 빠른 것이다.
신형 포르쉐 파나메라는 현재 주문 가능하며, 국내 출시일은 내년 상반기다. 신형 파나메라 터보, 파나메라 4S, 파나메라 4S 디젤의 국내 판매 가격은 각각 부가세 포함 2억 4,530만원, 1억 7,280만원, 1억 7,8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