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했던 폭스바겐의 하드코어 GTI가 베일을 벗었다. 오스트리아에서 해마다 열리는 튜닝카 이벤트인 워스에르시 투어(Wörthersee Tour)에서 폭스바겐은 무려 503마력의 3.0리터 V6엔진을 탑재한 GTI 디자인 비전 콘셉트를 공개했다.
폭스바겐 GTI 디자인 비전 콘셉트는 폭스바겐 핫해치의 아이콘 골프를 베이스로 만들어졌다. 2015년 골프 GTI를 트랙 레이스용 콘셉트 모델로 바꿔놓은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
드라이브 트레인은 레이스에 적합하게 완전히 새롭게 튜닝됐다. 기존의 4기통 엔진은 터보차저가 탑재된 3.0리터 V6 연료직분사 엔진으로 교체되었고, 최대출력 503마력, 최대토크는 57.99kg.m를 낸다. 이는 일반 골프 GTI의 2배에 달하는 힘에 해당된다. 말 그대로 몬스터급 골프인 셈이다.
이 강력한 힘과 토크는 7단 DSG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과 할덱스 AWD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전달된다.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3.9초, 최고속도는 300km/h에 달한다.
엄청난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브레이크와 휠이 필수다. 앞/뒤 휠에는 각각 직경 380mm/356mm 세라믹 디스크로터가 장착되었고, 휠 스포크 사이로 고성능을 짐작할 수 있는 붉은색 캘리퍼가 보인다. 20인치 휠은 GTI 특유의 바람개비 날개를 닮은 오스틴 스타일이다. 다섯 방향으로 뻗은 블레이드 스포크가 공기역학적으로 브레이크의 열기 배출을 돕도록 디자인 됐다.
폭스바겐이 ‘디자인 비전 GTI'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 명확하다. 첫째, 이 차는 폭스바겐이다. 둘째, 이 차는 골프 GTI다. 폭스바겐 브랜드 디자인 책임자 클라우스 비쇼프의 말에 따르면 GTI 디자인 비전 콘셉트는 세계에서 통용되는 폭스바겐의 공통적인 디자인 언어에 새로운 DNA를 첨가하였으며, 서킷 주행에 적합하도록 차폭을 넓히고, 길이는 일반 골프 GTI보다 조금 더 짧게, 높이는 낮게 디자인 되었다고 한다.
실내를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순수한 스트리트 레이스카의 모습이다. 주행에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들어내었고, 운전 조작에 관한 계기만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했다. 또한 간편한 조작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스위치만이 존재한다. 차량의 전기 공급을 차단하는 스위치와 자동소화, ESP 비활성화, 주행 모드 선택 다이얼이 전부다. 주행 모드는 스트릿, 스포트, 트랙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레이싱카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는 경량의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제작됐다. 스티어링 휠은 알칸타라 소재로 감쌌고, 나파 가죽을 씌운 시트만이 인테리어의 유일한 사치다. 골프 GTI와 달리 후방에는 시트가 없는 2인승이며, 시트가 사라진 공간은 X자 형태의 크로스바를 장착해 차체 강성을 보강했다.
GTI 디자인 비전은 골프 GTI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한 콘셉트카로 양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폭스바겐은 내년에 더욱 화끈한 골프R 핫해치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