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라는 단어가 너무나 흔해진 요즘이다. 너도나도 럭셔리다. 이젠 아무리 ‘럭셔리, 럭셔리’를 외쳐대도 별 감흥이 없다. 덕분에 단어의 의미 자체도 점점 퇴색되어 간다. 이번 2014 베이징 모터쇼에서도 럭셔리는 너무나 흔하고 부르기 쉬운 단어 중 하나였다. 하지만 메이커가 내놓은 차의 고급스러움과 특별함을 표현하고자 하는데 아직까지 이만한 단어가 없는 것은 맞다.
장내를 돌아다니다 유독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부스를 봤다. 수많은 관람객들로 둘러싸여 어떤 모델이 자리 잡고 있는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발걸음을 옮겨 전시되어 있는 차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차를 보는 순간, 마치 커다란 보석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 것만 같았다.그 곳엔 위풍 당당히 자리를 꿰차고 있는 벤츠의 콘셉트카 쿠페 SUV가 있었다.
어디하나 빛나지 않는 부분이 없다. 볼륨감 넘치는 바디 라인과 곳곳에 살아있는 디테일,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징, 삼각별이 매혹적인 자태를 풍겨내고 있다. 순간 ‘바로 이것이 고급스러움이며, 진정 럭셔리라 불릴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됐다.
넋 놓고 차를 감상하는 사람,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차의 모습을 액정 안에 담는 사람, 마치 구매자라도 된 듯 차의 여러 곳을 날카로운 눈으로 분석하는 사람까지 모두들 메르세데스-벤츠 쿠페 SUV 콘셉트카를 향해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베이징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 된 이번 메르세데스-벤츠 쿠페 SUV 콘셉트카는 ‘sensual clarity’라는 모토를 베이스로 디자인 되었다. 모던 럭셔리와 심미적인 매력을 지닌 콘셉트카로 쿠페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적이고 변치 않는 우아함과 정통 오프로더의 디자인을 지키려 노력했다.
눈을 위로 치켜 뜬것 마냥 전방을 매섭게 주시하고 있는 LED 헤드라이트와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22인치 휠이 장착 될 만큼 큼지막한 휠 하우스와 강렬함이 느껴지는 벨트라인의 디자인이 감동적으로까지 다가온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은 쿠페 SUV의 아이덴티티를 충분히 살려냈으며, 물 흐르듯 이어지는 곡선의 루프 실루엣이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더 뉴 S클래스 쿠페에서 처음 적용 된, 일자로 슬림하게 이어진 입체적인 테일라이트는 현대적임을 넘어 다분히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보여준다. 마치 유리관 안에서 뜨겁게 불타오르는 용암을 보는 것과 같은 밝은 빛을 발산하고 있다. 참고로 이와 같은 테일라이트 디자인은 향후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든 쿠페 모델에 적용 될 예정이라 한다. 그 밑으로 보이는 듀얼 머플러 팁은 차량을 좀 더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하게 보여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에 공개 된 쿠페 SUV 콘셉트카, 이미 성공적인 출시를 거둔 GLA클래스와 함께 쿠페 스타일의 SUV 세그먼트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이미 쿠페 스타일의 SUV, X6로 큰 성공을 거둔 BMW의 시장 독점을 막겠다는 뜻으로, 향후 시장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는 직접적으로 BMW X6를 쿠페 SUV 콘셉트카의 라이벌로 꼽았다.
벤츠 디자인 팀의 모토 중엔 ‘Monkey see, monkey do’란 말이 있다. 직역하자면 ‘누군가가 앞서 무슨 일을 했으면, 아무 생각 없이 그 행동을 따라 하는 것’ 즉, ‘BMW X6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세그먼트가 만들어지면 아무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자동차 산업의 룰과 같은 행동으로 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도 해당된다. 메르세데스-벤츠 쿠페 SUV 콘셉트카도 이 같은 시장의 룰에 따라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을 것이다.
‘벤츠가 어떻게 타 메이커를 따라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달리 생각해보면 소비자는 틀에 박혀있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들을 만나 볼 수 있게 되어서 좋고, 제조사는 세그먼트의 세분화와 모델의 다양성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어 좋다.
메르세데스-벤츠 쿠페 SUV 콘셉트카의 엔진 후드 아랜 최대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48.9kg.m 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지닌 3.0리터 V6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쿠페의 세련됨과 오프로드의 튼튼함, 거기다 파워풀한 심장은 분명 경쟁자의 숨통을 정확히 겨누고 있다.
쿠페 SUV 콘셉트카는 올 해 말 미국 엘라배마 공장에서 MLC란 네이밍을 부착하고 생산에 돌입 할 예정이며, 양산차는 내년에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전부터 벤츠는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되어왔다. ‘벤츠는 곧 자동차의 역사’라는 128년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그 어떤 브랜드 엠블럼보다 우아하게 빛나는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 그리고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라는 벤츠의 모토와 함께 운전자의 명예와 자부심을 지켜줬다.
지금까지 나온 모델,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 그리고 쿠페 SUV 콘셉트카와 같이 앞으로 출시 될 모든 벤츠의 모델들은 지금까지 지켜온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세계 최고의 럭셔리카로 인정받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