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제주도에 새로운 전기차 바람이 불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인지도와 관심이 높아진 전기차 엑스포가 그 중 하나다. 단순히 신기술과 몇몇 전기차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짜 차를 구입하려는 제주도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엑스포장은 더욱 뜨거웠다.
실제로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은 도시다. 작년, 전국 전기차 중 41.4%가 제주도 땅에서 돌아다니고 있으며, 올해도 환경부가 밝힌 전기차 대수 중 절반가량이 제주도로 배정받을 예정이다. 제주도에 전기차가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지리적 조건이 좋다. 섬 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이동 범위를 예측할 수 있고, 제한적인 전기차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다. 여기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환경보호에도 전기차만한 것이 없다.
다른 도시에 비해 여유로운 충전소 및 인프라도 한 몫 했다. 그 결과 도로를 다니는 전기차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엑스포 각 완성차 부스에서도 일반 사람들 같았으면 전기차가 모야? 라고 궁금해 하면서 전기차의 장점이나 방식을 설명했다면, 제주도 사람들은 가격, 지원, 혜택 등을 비교하며 어떤 차를 살까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서울사람들은 사도될까?라면 제주도 사람들은 뭐를 살까? 라고 생각하는 셈이다. 제주도에서는 이미 전기차가 실생활로 들어와 있다.
이에 제주도는 전기차 보급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윈희룡 제주도지사는 “현재 3%정도인 전기차 비중을 2017년에 10%, 2020년에 40%까지 넓히고, 2030년이 되면 최종적으로 100% 전기차로 전환할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거나 타지역으로 판매, 말소등록을 하면 전기차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1900만원 상당의 보조금과 충전기 설치비 등도 함께 지원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2030년에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더 이상 제주도에서 볼 수 없게 한다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관광산업으로 재정을 충당하는 제주도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렌트카 업체를 비롯해 제주도 내에 위치한 주유소, 정비소 등도 풀어야 할 큰 숙제며, 제주도민들의 협조와 인식변화, 생활방식의 변화도 변수로 작용된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해 도지사는 “이해관계에서 밀려나는 피해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선발주자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연구할 것”이라며, “전기충전소가 늘어나면 그 곳에서 또 다른 상호 교류와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래 제주도가 진짜 탄소 제로의 친환경 섬으로 거듭날지, 그저 그런 무리한 정책으로 끝날지 유심히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출처-라이드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