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발이 되어주는 교통수단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택시다. 이중 대중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택시인데, 기본요금은 앞서 언급한 두 교통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목적지 접근성이 높다는 이유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도로 위를 돌아다니는 택시에는 어떤 모델들이 있을까. 세단은 물론이고 RV, 전기차까지 다양한 차종이 즐비한 국내 택시 세계를 살펴봤다.
택시계의 수퍼스타, 쏘나타 택시
쏘나타 택시는 국내 도로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모델이다.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이 앞선 단정한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 공간, 그리고 도심에서 움직이기에 부족함 없는 성능 덕분에 택시계의 베스트셀링카로 우뚝 설 수 있었다. 퍼포먼스부터 살펴보자면, 이 차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151마력, 최대토크 19.8kg.m의 힘을 발휘하는 2.0 LPI 엔진이 탑재됐다. 변속기는 트림에 따라 6단 자동과 6단 수동이 맞물린다.
이 같은 수치를 안전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 품목에는 탑승객의 안전을 위한 7-에어백과 시트벨트 안전장치 등이 대표적이며, 예기치 못한 위급 상황 시 엔진과 바퀴에 제동을 가해 차체 자세를 안전하게 잡아주는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도 들어갔다. 이 밖에 뒤차와의 추돌 사고를 예방해 승객을 보호하는 급제동 경보 시스템 역시 적용돼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인 택시만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생김새는 일반 쏘나타와 다를 것이 없다. 차이점이라면 택시의 아이덴티티인 플라스틱 물체 유무 정도일 뿐이다. 쏘나타 택시의 판매 가격은 1,635~2,220만원. 여기에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구입은 택시사업자만 할 수 있으며, 일반 개인을 직업을 바꾸지 않는 이상 살 수 없다.
럭셔리 택시의 기준, 그랜저 택시
그랜저 택시는 쏘나타 택시와 함께 현대차 택시 라인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모델이다. 일반 개인택시로도 사용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 덕분에 모범택시로도 쓰이는 중이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 235마력의 강력한 힘을 내는 3.0리터 LPI 엔진이 탑재됐다. 웬만한 승용차 저리가라하는 퍼포먼스다. 즉, 그랜저 택시 앞에서 괜한 도발은 삼가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 게다가 이 차에는 스포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통합주행모드도 있다.
이런 퍼포먼스 이면에는 안락한 승차감과 안전성이 깔려있다. 푹신푹신한 가죽 시트가 장착됐고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의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이 하체를 지탱하고 있다. 아울러 운전석과 동승석, 전후석 측면에서 전개되는 9-에어백 시스템과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은 기사와 승객 모두에게 신뢰를 주기에 충분한 품목이다. 디자인은 쏘나타 택시와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택시 조형물이 있고 없고 차이로, 일반 그랜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랜저 택시의 판매 가격은 2,470~2,823만원. 쏘나타 택시보다 고급형이다 보니 가격이 꽤 비싸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안전편의장비가 들어간 것이 장점. 구입은 영업용 택시사업자에게만 허용된다.
쏘나타 택시의 형제 모델, K5 택시
기아차도 택시 모델은 운영 중이다. 총 두 종인데, 그중 하나가 K5 택시다. 다만, 형제 브랜드인 현대차에서 만든 쏘나타 택시와 겉모습만 다를 뿐, 내용물은 거의 같다. 엔진룸에는 최고출력 151마력, 최대토크 19.8kg.m의 힘을 내는 2.0 LPI 엔진이 들어갔고, 디자인은 K5의 두 가지 얼굴 중 모던형인 MX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판매 가격은 1,650~2,230만원. 값이 선의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쏘나타 택시보다 약간 높다. 그래서일까? 택시계의 대세인 쏘나타 택시에 가려 도로에서 그렇게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신흥주자, K7 택시
기아차 택시 제품군의 나머지 하나는 K7 택시다. 브랜드가 자랑하는 프리미엄 모델답게 일반 개인택시형과 함께 모범택시형으로 출시됐다. K7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Z’자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적용됐고, 인테리어에도 우드 트림을 넣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높였다. 그러나 아직 신차라 그런지 도로에 잘 보이지는 않는다. 운전석 앞에는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힘을 발휘하는 3.0 LPI 엔진이 들어갔다. 부드러운 가속 성능과 정숙성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게 장점. 판매 가격은 2,495~2,765만원이다.
전기차 택시를 리드하는 SM3 Z.E. 택시
르노삼성의 SM3 Z.E. 택시는 국내 전기 택시 시장의 선두주자다. 기존 LPG 택시와 비교해서 부족함 없는 성능과 실용성, 그리고 저렴한 연료비를 자랑한다. 아울러 배출가스가 제로라는 이점 때문에 전국 주요 지자체의 보급 택시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95마력, 최대토크 23kg.m의 성능을 내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의 변속기 역할을 하는 감속기가 장착됐다. 배터리는 22kW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갔으며, 완충 시간은 최대 4시간이 소요된다.
전기 택시라는 특별함은 외관에서도 드러난다. 이 택시는 서울 기준으로 찐한 하늘색의 외관 색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점이 기존 택시와의 차별화를 두는 요소로 작용한다. 한눈에 봐도 친환경 택시라는 이미지가 강렬하다. 판매 가격은 4,090만원. 그러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각종 보조금을 받으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대구시 같은 경우는 최대 3,0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해 실질적으로 영업용 택시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돈이 현저히 낮다.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는 SM5 택시
SM5 택시도 있다. 다만, 쏘나타 택시와 K5 택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도로를 달리는 SM5 택시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차츰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새롭게 르노삼성 CEO가 된 박동훈 사장이 택시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의 힘을 내는 2.0 LPLI 엔진과 무단 변속기가 들어갔다. 판매 가격은 1,825~2,050만원이다.
울릉도의 발, 코란도 투리스모 택시
마지막으로 소개할 택시는 쌍용차의 코란도 투리스모 택시다. 오직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현재 총 16대가 운영 중이며, 넉넉한 실내 공간과 내구성, 그리고 4WD 시스템으로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울릉도를 종횡무진 움직이고 있다.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의 든든한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도 하다.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하는 2.2 디젤 엔진을 탑재했으며, 7단 자동 변속기가 맞물린다
출처-라이드매거진